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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19

공기의 떨림으로 그리는 그림 미술시간에 하얀 종이를 그림으로 채워본 경험이 적어도 한 번은 있을 것입니다. 4B연필로 슥슥 선을 긋다보면 잘못 그린 것 같아 지우개로 박박 문질러 보기도 했죠. 하지만 지우개가 완벽한 구원자는 아니었습니다. ^^ 지우개로 지우더라도 연필이 지나간 자리는 남게되고, 그것마저 없애보려고 더욱 박박 문질렀다간 종이에 보풀이 일고, 또 종이를 찢게되는 경우도 있었지요. 소리는 공기의 떨림으로 전달됩니다. 한 곳에서 떨림이 시작되면 그 떨림이 공기를 진동시켜 전달되지요. 하지만 물을 쏟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것 처럼, 소리 또한 일단 공기 중으로 나가면 다시 담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공기의 떨림이 잦아들면 소리는 사라집니다. (공기 이외에 물이나 다른 매질을 통해서도 소리는 전달 가능합니다.) 악기를.. 2012. 5. 7.
검은 콩나물이 두려우신 분들에게 제가 여덟 살, 그러니까 국민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즐거운 생활' 시험이었고, 음표의 길이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그 외에도 참 다양한 음악 문제들이 시험에 출제 되었는데, 결과는 정말 참담했습니다. 빨간펜으로 쭉쭉 그어진 시험지를 집에 들고 들어갔고, 어머니께 보여드리자, 저희 어머니는 사과를 그려가며 (ㅋㅋ) 설명을 시작하셨지요. 저는 한 마디 안에 일정 길이의 음표만 구겨(?)넣어야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덕에 속이 터진 어머니는 답답함에 큰소리를 내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지은 첫 동요는 박자만 4/4박자였지 마디 안에 들어간 음표 길이와 수는 자유자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차라리 박자표시나 마디를 나눈 선이 없었다면 그레고리.. 2012. 3. 18.
어머니와 명동데이트 어머니와 명동에서 데이트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졸업한지 40년도 훨씬 지나 방문한 모교 앞에서 환한 미소로 포즈를 취하셨지요.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가 한 명의 소녀가 되신 듯 하였습니다. ^^ 변화가 잦은 명동인지라 아쉽게도 어머니의 고향집(?)은 사라지고 공사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로 부터 듣는 옛 서울 이야기는 알콩달콩 참 재미있었습니다. 당시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 웃음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면, 명동역 2번 출구 앞 파리바게트는 즐겨찾으시던 동네 만화방이었다고 합니다. (ㅋㅋ) 현재 퍼시픽 호텔 건물은 대방동으로 이사가기 전 병무청이 쓰고 있었고, 아름답고 넓은 정원을 자랑하던 친구분의 집은 주민센터가 되어 있습니다. 현재 관광객들이 묶는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호텔은 피부비뇨기.. 2012. 2. 12.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지? 예전에 써두었다가 방치해둔 것이 영 찜찜해서 최근 다시 작업하는 곡이 있습니다. 느낌은 좋지만 세밀한 처리가 어려워 한참을 헤메는데, 옆에서 듣던 작업실 동료가 한 마디 합니다.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지?" 사랑 노래를 쓰고있는데 옆에서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순간 뜨끔했지요. 왜 그렇게 들렸을까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보통 답은 스스로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랑의 마음을 담아 곡을 쓰고 있던 것이 아니라, 끙끙대며 연주를 어떻게 처리할까에 눈이 멀어있었던 것이죠^^ 스스로 능력이 부족한 것이 부끄러웠고, 그러한 상황을 읽어낸 작업실 동료도 참 놀랍다는 생각입니다. "음악으로는 거짓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 오늘도 하나 더 깨닫고 배우게 됩니다. 앞으로는 항상.. 2011.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