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덟 살, 그러니까 국민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즐거운 생활' 시험이었고, 음표의 길이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그 외에도 참 다양한 음악 문제들이 시험에 출제 되었는데,
결과는 정말 참담했습니다.
빨간펜으로 쭉쭉 그어진 시험지를 집에 들고 들어갔고,
어머니께 보여드리자, 저희 어머니는 사과를 그려가며 (ㅋㅋ) 설명을 시작하셨지요.
저는 한 마디 안에 일정 길이의 음표만 구겨(?)넣어야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덕에 속이 터진 어머니는 답답함에 큰소리를 내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지은 첫 동요는 박자만 4/4박자였지
마디 안에 들어간 음표 길이와 수는 자유자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차라리 박자표시나 마디를 나눈 선이 없었다면 그레고리안 성가라 우겨보겠습니다만- (ㅋ)
악보 상으로만 지은 것이라 실제 연주해보고는 그 괴상함(!)에 놀랐던 것 같습니다.
콩나물 놓고도 일자무식이었던 제가
음악과 계속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참 신통방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엔, 악보를 단순히 음 높이와 길이가 표시된 것으로 잘못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음표를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둔 노트 같아보였지요.
하지만 점점 음악을 알게되고, 보이지 않던 자잘한 문구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음표만 잊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곡의 분위기나 흐름, 호흡 등-
보다 복잡하고 미묘한 것들이 섞여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글'을 읽을 때 우리는 '글자' 내지 '단어'만 읽는 것이 아닙니다.
단어들이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행간의 숨겨진 '의미'를 읽는 것이지요.
음표와 기호들은 음악에 있어 그런 문자 내지 단어와 같은 것이여서,
악보를 읽을 땐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읽어내야 합니다.
한 독일인 아티스트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클래식 뮤직은 우리가 그 당시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작곡가의 연주를 본 것도 아니기에
상상하여 연주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당신 스스로의 해석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지요.
맞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연주를 '상상'할 수 밖에는 없지요.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 듯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힌트는 많이 있습니다.
바로 악보에 그 힌트 대부분이 숨어있고,
훌륭한 선대의 연주자들이 해석하여 레코딩으로 남긴 연주들이 있지요.
네, 말 그대로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알기쉽게 '읽어'주는 개념인 것입니다.
악보를 빨리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이 생긴 후 악보가 생겼지, 악보가 생긴 후 음악이 생긴 것은 아니기에
당신이 귀로 듣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소리의 의미를 알고 그것이 악보로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마치, 말을 먼저 배우고 문자를 배우는 과정과 같습니다. ^^
검은 콩나물에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드릴 말씀은,
부디 악보를 '두려워'만 말고 부딪혀 여러 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영어 문장이 이해가 가지 않아도 여러 번 읽고 외우다보면 의미가 이해가는 법입니다.
악보는 레코딩이 생기기 이전의 기록 방식으로,
레코딩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에 걸맞는 음악적 발전이 있었던 것과 같이
악보를 바탕으로 18~19세기에 많은 음악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적 유산들이 악보로 남아있지요.
그 소중한 자료를 읽기위해서라도
악보 읽기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연주하지는 못하더라도 감상자로서 악보를 읽을 수 있다면,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오늘, 책장에 꽂혀 먼지만 쌓여가던 악보 하나를 골라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면 어떨까요? ^^
'즐거운 생활' 시험이었고, 음표의 길이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그 외에도 참 다양한 음악 문제들이 시험에 출제 되었는데,
결과는 정말 참담했습니다.
빨간펜으로 쭉쭉 그어진 시험지를 집에 들고 들어갔고,
어머니께 보여드리자, 저희 어머니는 사과를 그려가며 (ㅋㅋ) 설명을 시작하셨지요.
저는 한 마디 안에 일정 길이의 음표만 구겨(?)넣어야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덕에 속이 터진 어머니는 답답함에 큰소리를 내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지은 첫 동요는 박자만 4/4박자였지
마디 안에 들어간 음표 길이와 수는 자유자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차라리 박자표시나 마디를 나눈 선이 없었다면 그레고리안 성가라 우겨보겠습니다만- (ㅋ)
악보 상으로만 지은 것이라 실제 연주해보고는 그 괴상함(!)에 놀랐던 것 같습니다.
콩나물 놓고도 일자무식이었던 제가
음악과 계속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참 신통방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엔, 악보를 단순히 음 높이와 길이가 표시된 것으로 잘못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음표를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둔 노트 같아보였지요.
하지만 점점 음악을 알게되고, 보이지 않던 자잘한 문구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음표만 잊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곡의 분위기나 흐름, 호흡 등-
보다 복잡하고 미묘한 것들이 섞여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글'을 읽을 때 우리는 '글자' 내지 '단어'만 읽는 것이 아닙니다.
단어들이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행간의 숨겨진 '의미'를 읽는 것이지요.
음표와 기호들은 음악에 있어 그런 문자 내지 단어와 같은 것이여서,
악보를 읽을 땐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읽어내야 합니다.
한 독일인 아티스트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클래식 뮤직은 우리가 그 당시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작곡가의 연주를 본 것도 아니기에
상상하여 연주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당신 스스로의 해석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지요.
맞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연주를 '상상'할 수 밖에는 없지요.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 듯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힌트는 많이 있습니다.
바로 악보에 그 힌트 대부분이 숨어있고,
훌륭한 선대의 연주자들이 해석하여 레코딩으로 남긴 연주들이 있지요.
네, 말 그대로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알기쉽게 '읽어'주는 개념인 것입니다.
악보를 빨리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이 생긴 후 악보가 생겼지, 악보가 생긴 후 음악이 생긴 것은 아니기에
당신이 귀로 듣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소리의 의미를 알고 그것이 악보로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마치, 말을 먼저 배우고 문자를 배우는 과정과 같습니다. ^^
검은 콩나물에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드릴 말씀은,
부디 악보를 '두려워'만 말고 부딪혀 여러 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영어 문장이 이해가 가지 않아도 여러 번 읽고 외우다보면 의미가 이해가는 법입니다.
악보는 레코딩이 생기기 이전의 기록 방식으로,
레코딩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에 걸맞는 음악적 발전이 있었던 것과 같이
악보를 바탕으로 18~19세기에 많은 음악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적 유산들이 악보로 남아있지요.
그 소중한 자료를 읽기위해서라도
악보 읽기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연주하지는 못하더라도 감상자로서 악보를 읽을 수 있다면,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오늘, 책장에 꽂혀 먼지만 쌓여가던 악보 하나를 골라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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