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nolog

연인의 결합 에너지에 대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6.
결합에너지 [結合─, bond energy]

요약
여러 개의 구성입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분자의 결합을 끊어 구성입자로 분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분자 내 원자 사이의 결합에너지, 원자핵 속에서 핵자 사이의 결합에너지가 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화학에서 말하는 결합 에너지는
그 명칭에서 유추되는 것과는 반대로
결합을 '끊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말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화학 선생님은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
수업 시간의 90%를 연애 이야기로 채우셨지요.
누구의 경험이냐 묻는 질문을 애써 피해갔던 것으로 보아
선생님 본인의 경험담이였을 것입니다. (ㅋㅋ)

연애 경험은 손가락으로 꼽지만 아쉬울 정도는 아니고
나이도 어느 정도 먹어 이력이 났을 법도 한데
매번 이별은 쉽지 않은 일이며
건모형의 노래 처럼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그 때마다 다시 깨닫게 됩니다.
('눈물이 흘러 이별인 걸 알았어'라는 가사는 정말 예술입니다.)

그리고 만남에 비해 짧은 시간안에 진행된다는 점이 많은 이를 괴롭게 만듭니다.
마치 심장에 오랜시간 말끔히 공들여 붙인 청테이프를 한 번에 떼어내는 고통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제 생각엔 그 보다 더 할 것 같습니다.

만남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세상에 무엇이 존재한다면 대부분 그 반대의 것도 존재하기 마련이지요.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애써 인정하지 않고 아니라고 소리쳐보지만 마냥 냉정해질 수는 없습니다.

처음 연인을 만나던 순간을 생각해봅시다.
동공이 확장되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마음 속에 불꽃이 튀던 그 순간 말이죠.
상대의 마음을 열기 위해 쏟은 노력과 시간들도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매일 밤 그리워하던 순간도 있겠지요.

어떤 이는 첫 눈에 반해 빠른 속도로 만남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또 어떤 이는 오랜 시간 마음에 담아 둔 고백을 수줍게 했을 지도 모릅니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사연은 지구상에 존재했던 사람의 수 많큼 다양합니다.

오랜 시간 사랑을 쌓아온 연인의 돈독한 끈을 끊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별 직전까지의 과정 그 모두를 합한 것 이상의 아픔이 옵니다.
연인의 결합 에너지이죠.


연인의 결합에너지 [─ 結合─, bond energy of lovers]

요약
남녀로 구성하여 만들어진 연인의 결합을 끊어 각각 남으로 분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마음 속 진심 사이의 결합에너지, 입술 대 입술 사이의 결합에너지가 있다.


번개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여 사랑에 빠졌다면
이별할 때에는 최소한 번개 이상의 충격에 휩싸일 것입니다.
가볍게 연애나 해볼 생각이었다면 그리 많은 아픔이 남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아플 것입니다.

아프지만, 기쁜 사실은

연속으로 두들겨 맞은 가슴팍에 담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머리가 아프며 잊었던 눈물샘 존재를 느끼게 되고
허공을 향해 소리치는(또는 소리치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나는 아직 살아있으며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고편 없는 인생의 다음 편을 두 팔 번쩍들고 환영하며 맞는 것입니다.

"나 말이지, 이젠 자유로운 싱글이야!"

라며 말이지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