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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귀 기울여 듣기에 대하여

by moonyong 2013. 12. 30.

음악가에게 소리란, 화가로 치면 색깔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귀가 정교하여 잘 들을 수록 더욱 균형잡힌 소리를 만들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음악은 '공간에 소리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 관련글 : http://moonyong.tistory.com/4425 )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은 악기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제가 피아노에게 손으로 말하면, 

피아노는 건반으로 제 말을 듣고 소리로 답합니다.


듣는 연습이 부족한 연주자는 크고 거친 소리를 내기 쉽습니다.

자신의 연주를 스스로 잘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플레이는 일방적인 대화이기에 피아노는 괴로운 비명을 지르겠지요.


피아노는 아름다운 연주를 내놓으라고 협박할 '대상'이 아닙니다.

함께 이야기하고 소통할 '상대'이지요.

저에게 레슨을 받는 분들에게 '건반을 향해 달려들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아기들은 듣고 따라하며 말을 배웁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듣고 따라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언어를 알아듣고, 또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대화입니다.


사람에게 입은 하나, 귀는 둘이 있습니다.

그래서 할 말은 반으로 줄이고 

상대의 말은 2배로 귀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만 크게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인데, 귀를 닫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서는 소통을 거부합니다.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진심어린 충고를 해도 듣지를 않습니다.


부디 귀 닫힌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길 빕니다.

또 저의 음악이 그들의 닫힌 귀를 여는 데 일조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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