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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인형탈 코스튬 플레이와 미디 오케스트레이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16.

인형탈 코스튬 플레이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또, 미디 오케스트레이션(MIDI Orchestration)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놀이 공원이나 행사현장, 또는 완구매장 등을 방문했을 때, 인형탈을 쓰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인형탈 코스튬 플레이 입니다. (정식 명칭은 모르겠습니다. ^^)

미디 오케스트레이션(MIDI Orchestration)은 MIDI 작업을 이용하여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와 유사한 소리가 나도록 작업하는 것으로,

보통 빠듯한 작업 시간, 예산 등의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 등의 배경음악 작업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MIDI =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위키백과 : http://ko.wikipedia.org/wiki/MIDI )


인형탈을 쓰고 등장하면 (보통 인기있는 캐릭터인 경우) 어린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며

경계심 없이 다가와 안겨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때론 어린이 친구들의 돌발 주먹세례나 잡아당기기, "앗! 사람이다!"와 같은 테러를 당하기도 하지만요. ^^

(여담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 친구들에게 단 시간 내 두둑한 페이를 보장해주는 알바이기도 합니다. ^^)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게 작업된 미디 오케스트레이션 작업물은 종종 실제 오케스트라 보다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또, (조금 뻥을 보태어 보면) 실용성을 떠나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간혹 "어색한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요. ^^


'뜬금없이 인형 코스튬과 미디 오케스트레이션을 비교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가짜를 이용하여 진짜 처럼 보여야 하기에 진짜 여부를 끊임없이 의심 받는 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후훗-)


인형 코스튬 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들이 있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디 오케스트레이션 작업할 때의 주의사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먼저 인형탈 코스튬 플레이 할 때의 주의점입니다.


> 첫째, 가짜 처럼 보여서는 안됩니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항목입니다.

아이들은 눈 앞에 있는 인형이 진짜 캐릭터라고 믿는 경향이 있고, 또 진짜이길 바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에,

등장 전 가짜임에 들통날 수 있는 부분은 철저히 확인하고 감추어야 합니다. 

연기자는 탈을 쓴 순간 부터 자신을 지우고 그 캐릭터가 되어야 하며

끝 없이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하며 캐릭터에 몰입하여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실망감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 둘째, 거부감 느껴지지 않게 행동하여야 합니다.

아무리 신장이 작은 연기자라도, 성인이기에 기본 적인 체격이 있습니다. 

또 평소에 몸에 배어있는 행동거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자칫하면 그러한 점이 드러나 아이들이 무서움이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대한 자신을 단속하여 거부감들지 않도록 친근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합니다.


> 셋째, 긴 시간 동안 퍼포먼스 해서는 안됩니다.

오랜 시간 노출될 수록 빈틈을 보여줄 확율도 늘어나기에 짧고 임팩트있게 퍼포먼스 해야합니다.

또한 퍼포먼스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연기자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체력이 떨어질 경우, 행동을 제어하기 힘들기에 가짜인 것이 들통날 확율 역시 높아집니다.

반드시 일정 시간 연기하고 사이사이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 넷째, 재미를 주어야 합니다.

인형탈을 쓰고 멀뚱멀뚱 있거나 뚜벅뚜벅 걷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재미있고 인상에 남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합니다.

캐릭터를 캐릭터 답게 만드는 것은 인형탈 보다 '그에 걸맞는 연기'입니다.

'인형'이 아닌 '캐릭터'가 되어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어야 합니다.


> 다섯째, 미리 물을 마셔두어야 합니다.

체온으로 인형탈 속의 온도가 점점 높아져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등장 전 물을 미리 마셔두어 체력을 비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 다섯 가지 주의 사항을 미디 오케스트레이션에도 적용해보겠습니다. ^^


1. 가짜로 느껴져서는 안됩니다.

코스튬 플레이할 때 가짜로 들통나지 않기 위해 확인하고 감추 듯,

인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어색한 부분을 끊임없이 체크하며 다듬어야 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 가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있다고 느낀다면, 기분이 매우 불쾌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불쾌감 까지 느끼지는 않겠지만, 다시 찾아 듣는 음악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집니다.)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자세로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2. 거부감이 들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실제 악기의 느낌을 흉내내려 해도 태생이 가짜(의 방식)인지라 그 인위적인 느낌을 지우긴 힘듭니다.

이것은 코스튬 할 때 아무리 여성 캐릭터의 탈을 쓰고 귀엽게 연기해도

속에 있는 사람이 성인 남자라면 어색함이느껴질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가상악기의 눈부신 발전으로 실제와 구분하기 점점 여려워지는 추세지만, 아직 부족한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음표 하나에 인공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는 법이어서,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며 수정해야 합니다.


3. 시간이 길어지면 안됩니다.

이것은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1) 연속으로 하는 작업 시간이 길어지면 안됩니다.

작업 시간이 길어져 반복하여 듣다보면, 작업하는 사람의 귀도 속아 넘어가게 되어있어 '객관적인 청각'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일정 시간 코스튬 퍼포먼스 후 휴식을 취해야 하 듯, 반드시 일정 시간 작업 후 휴식을 취하여야 합니다.

(청각은 체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2) 반복적인 프레이즈가 길어지면 안됩니다.

실제 연주에서는 음표가 반복되는 경우(예를 들면, 트레몰로나 트릴)라도 음이 하나하나 같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미디의 경우엔, 그 많은 음표에 일일이 변화를 주기 힘듭니다.

일정한 음표, 프레이즈, 연주 등이 반복되면 가짜로 들통날 확율이 높아집니다.

반복적인 프레이즈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항상 변화하며 음악적인 다이내믹을 지니야 합니다. ^^

3) 노래가 길어져도 곤란합니다.

음악이 길어지면 비슷한 악절이 다시 등장하는 회수도 늘어나므로 2)의 경우와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길다고 모두 명곡은 아닙니다. ^^


4.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연주 기법이나 프레이즈 등을 넣어 듣는 사람들에게 '듣는 재미'를 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개그적인 가벼운 재미를 말하는 것이 아닌, 귀에 주는 '즐거움' 쪽에 가깝습니다.

작업하는 사람이 듣기에 재미없고 듣고 싶지 않다면, 실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재미없고 듣고 싶지 않다고 느낄 것입니다.

또, 상황에 따라 재미있는 요소를 잘 이용하면, 인공적인 느낌을 위트있게 가릴 수도 있습니다. ^^

미디를 음악답게 만드는 것은 소스의 리얼함 보다는 '어떻게 연주하느냐' 입니다.


5. 미리 물을 마셔두어야 합니다.

'아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미디와 물이 무슨 관련이 있는가!' 할 수도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의미로 물을 마셔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1> 먼저, 마시는 물입니다.

실제로 미디 작업을 하느라 장시간 모니터를 보다보면 눈이 매우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체내 수분 함량 유지를 위해서 휴식시간 마다 물을 마셔두십시오. ^^

(수분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2> 다음은 음악적인 물입니다.

아무리 작업 방식은 미디라지만, 결과물은 음악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진지함을 갖고 책임감을 지니며, 결과물이 예술성을 띌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좋은 음악 많이 들으시고, 음악적 소양도 키우시고, 견문도 넓히시어 -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음악적 체력을 미리 비축해두십시오. ^^



인형탈 코스튬과 미디 작업을 비교하다니, 다소 낯설고 괴상한 관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디 작업 시작하는 분들께는 이해를 돕는 이야기였기를 빌며,

작지만 큰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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