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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집 밥이 최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2. 28.

세상에 맛있는 산해진미가 많다지만

그리고 나름 맛집을 찾아 다녔다 자부하는 나이지만


가장 맛있는 음식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두말없이 '어머니가 집에서 차려준 밥상'을 꼽고 싶다.

(식당 이름이 아니라, 진짜 말이다.)


언제 부터인지,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어머니의 밥맛에 입맛이 길들여지자, 다른 음식은 영 입에 맞지 않는다.


그 동안 길들여졌던 MSG의 느끼함을 알아버린 것이다.

아, MSG가 이렇게 까지나 내 혀를 마비시키고 있었던 것인가-!


'사랑과 정성이 담긴 어머니의 밥'이란 말에

상당히 몸을 뒤틀며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았던 나인데 말이다.

그 말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그건 편의점의 도시락과 '진짜 도시락'을 비교해 먹어보면 안다.

먹을 사람에 대한 배려가 진심으로 느껴진다.

(별미로 느껴지는 MSG 가득한 컵라면이나 떡볶이, 짜장면은, 매일 먹는 밥에 대한 일상탈출일 뿐이다.)


현대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바쁜 날들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런 핑계로 끼니도 대충대충 빠르게 해결하는 풍속이 들어선 것 같다.

성의없이 만든, 맛 없는 밥은 기분을 망치는 데에는 최고다.

사회가 각박해지는 것은 '정말 맛있는 밥'을 먹을 기회가 줄어들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생활속에서 반복되는 소소한 것들은, 

나중에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맥락에서, 기분잡치는 음식을 계속 먹는 일은 

사람의 생각이나 성격형성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 유추해본다.


사람에게 있어 '밥'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밥은, 그냥 '때우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역시,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집 밥이 최고'다.


P.S.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던 세대들은 

점심시간에 서로의 반찬으로 대략의 생활 수준을 가늠하곤 했다.

나야 아무 것이나 먹어도 맛있으니 대충 싸달라고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지 '자식 기죽이기 싫다.'며 굳이 맛있는 반찬을 싸주시던 기억이 난다.

그래봐야 지금은 우스운 돈까스나 불고기 정도였지만.

은근 손이 가고 능숙한 기술이 필요한 계란말이 같은 반찬은 정말 감동적이다.

급식 먹는 세대들은 이런 기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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