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가로서의 나에게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고통스러웠던 기억 중의 하나는,
물이 언덕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데 거듭 실패한 일이었다.
댐 건설이 전문 분야인 한 토목기사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새지 않는 댐을 원하세요? 그런 생각일랑 아예 버리세요. 여태까지 건설된 모든 댐
들도 많든 적든 다 물이 새거든요. 댐을 지속적으로 보수하고 보강하지 않는 한 물은
어떻게든 바다로 흘러들어갈 길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인간은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고 어지럽힌다. 자연은 균형을회복하는 것으로 인간에
게 대응한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우리는 댐과 제방을 쌓는다. 그러나 우
리가 채 등을 돌리기도 전에 자연은 침식과 돌파를 시작한다. 물은 다시 언덕 어래로
흐른다. 자연은 지칠 줄을 모르며 끈덕지고 무자비하다.
「스콧니어링 자서전」 中 - 실천문학사, 김라합 옮김
'mono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아니스트라면... (1) | 2010.10.18 |
---|---|
난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 (0) | 2010.10.16 |
내 편지함 (4) (0) | 2010.10.16 |
풍부한 음악적 스펙트럼 (0) | 2010.10.14 |
가끔... (0) | 2010.10.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