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 바짝 조였던 긴장의 끈을 푼다.

🎼 2022년 말, 바짝 조였던 긴장의 끈을 푼다.

 

쉼 없이 긴장한 채 일만 하고 살았더니,

자칫 큰일나진 않을까 걱정이 들어

미뤄둔 휴식을 취했다.

 

그밖에 미뤄둔 많은 일들이 쌓여 있다.

읽을 책, 들을 음악, 볼 영화, 만날 만남도

지금은 미뤄둔 글쓰기를 하고있다.

 

음악가가 음악 들을 시간이 없다는 점은 늘 모순된다.

창작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업무 때문인데, 꺼리지 않고

즐기는 편이라 특별히 그 일을 누군가가 대신 해주길 바라진 않는다.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텍스트를 탄탄히 준비하는 일은

창작자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창작의 일부이기 때문에 즐겁다.

기획서, 제안서 작성이나 '연결공간' 스크립트 작성같은 일 말이다.

 

그 밖에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즐기지 않는 (어쩌면 싫어하는)

행정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증빙 서류 작업도 꺼리지 않는다.

이러한 업무는 사업 운영자로서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한다.

 

'연결공간'을 위한 디자인 작업, 모션 그래픽 작업도 무척 즐거운 일이다.

이미지에 움직임을 주고 나면 마치 그것에 생명을 부여한 듯 희열이 느껴진다.

 

파트너 타라 씨와는 즐기는 일이 겹치지 않아 다행이다.

그가 만약 행정 업무를 맡는다면 종일 입에선 거친 말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 능력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일당백의 능력자임에 분명하다.

 

기상 직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해낸 일들이 캘린더를 가득 채우면 여간 마음이 흐뭇한 게 아니다.

사실 난 일중독인 편이고 그걸 꺼리지 않는다. 단,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면!

 

건강의 적신호는 아니고 황신호 몇 번은 들어온 듯하다.

 

한번은 머리가 어지러워 안경 도수를 탓하며 안경점을 찾았는데

안경은 현재 나의 시력에 너무 잘 맞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냥,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낫는 병에 불과할 뿐이다.

 

사람을 고용하여 업무 부담을 분담할 생각이 아예 없지 않지만, 갖가지 부담을 비롯해

사람 찾는 게 어디 쉬운가 생각이 들어서 조금 힘들어도 그냥 내가 하고 말지 한다.

단지 바람이라면 가끔 멍때릴 여유가 있다면 좋겠다는 정도일 뿐.

 

미처 결정하지 못하여 쌓인 것들이 눈에, 생각에 밟힌다.

소비하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거나 구독료만 내고 있는 것들

당근마켓 판매 등으로 하나 하나 찜찜한 마음을 덜어내려 한다.

꼭 필요한 물품이 아니라면 구입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내년 살림을 걱정한다.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시대 - 긴축이 답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