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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우주의 완전체 LP

by moonyong 2014. 9. 10.

뤽 베송의 신작 '루시'에서 이런 내용의 대사가 나옵니다.
'1+1=2였던 적은 없었으며, 인간은 숫자로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규정지었다.'



우리는 처음에 음악을 다른 사람의 호흡, 심장박동을 통해 배웠습니다.
바로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기계의 것과는 다른, 소우주라 불리우는 인간의 리듬을 체득합니다.
이렇게 인간은 자연스레 음악성을 타고나는데 오선지나 메트로놈과 친하지 않다는 이유로
혹은 다른 권위에 눌려 스스로 멀어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작곡할 때 저는 정밀한 것과는 거리가 먼, 심장의 박동을 따릅니다.
메트로놈을 좀 처럼 사용하지 않으며 일정하지 않은 호흡을 따라 연주합니다.
기분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뀔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불안정하지요.
하지만 규정지은 것이 없기에 자유롭습니다.
우주의 섭리에 따라 창조된, 신이 내린 다이내믹한 박자기는 그렇습니다.


이번 2집 앨범은 인위적인 편집 없이 한 호흡에 녹음한 테이크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큰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흐름이 자연스러운 쪽을 선호하고
부족함이 있더라도 연주의 호흡을 끊지 않은 것이 더 큰 감동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한 곡을 제외하고 모두 편집 없는 테이크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작업한 오디오가이 최정훈 대표님께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해주셨습니다.)

잠시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주에는 둥근 것이 많습니다.
지구가 둥글고, 달이 둥글고, 태양계 행성, 그리고 항성 모두 둥그렇습니다.
둥근 것들이 또 둥글게 움직입니다. 제자리에서도 돌고 다른 것을 중심으로 돌기도 합니다.


둥근 것은 무한을 의미합니다.
원주율은 원의 지름에 대한 원 둘레의 길이의 일정한 비율을 말하는데,
정수로 똑 떨어지지 않는, 소숫점 이하로 끝이 없는 무리수입니다.
원과 구, 원운동은 끝도 시작도 없는 '무한'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어 시작이 끝이고, 끝이 곧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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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하얀 도화지~ 레는 둥근 레코드~

도레미송에 나오는 '둥근 레코드'가 바로 LP라 불리우는 것입니다.
LP는 둥글고 납작하게 생겼고 회전하며 소리를 뿜어내는 신기한 물체입니다.
​​


LP는 1분에 대략 33과 1/3바퀴 돌고, 3분에는 100바퀴를 돕니다.
한 바퀴 도는 데 드는 시간, 자전주기는 약 1.8초 입니다.
주기적으로 회전하는 둥그런 LP는 무한한 우주를 닮았습니다
거기에 우주의 조화로운 질서를 반영하는 음악을 담습니다.

회전하는 동그란 판에 음악이 담긴 것은 놀라운 조화가 아닐 수 없으며
우주의 무한함과 질서를 반영한 하나의 완전체라 칭송할만 합니다.


7년의 공백을 깬 피아니스트 문용의 2집 앨범은 우주의 완전체인 LP로 발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ㅋ
자작곡 9트랙이 실릴 예정이며 에테르님의 멋진 아트워크가 자켓을 장식할 예정입니다.
피아노 사운드의 실력자인 오디오가이 최정훈 대표님, 홍지현 프로듀서님과 작업하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 대 하 셔 도
좋 습 니 다."

P.S.
LP의 제작 비용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도움을 구하는 중입니다.
후원은 다음 페이지를 통해 가능합니다. http://tumblbug.com/pianist (9/25
까지)
작은 후원도 뮤지션의 꾸준한 작품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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