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nolog

나도 모르게 가랑비에 젖어들 듯 - 브라이언 크레인 Brian Crain 「Piano and Violin DUET」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28.


♣ 어느 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굿인터내셔널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진행하던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당첨되어 경품이 도착한 것입니다.

택배 안에는 브라이언 크레인의 싸인이 있는 'Piano and Violin DUET' CD,
'Sound Like Branding'이라는 책, (책에 대한 독후감도 곧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근화 대표님의 축하의 손편지가 있었습니다.

(손으로 적은 편지는
받아보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녹아있을 것만 같아 프린트 물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덕분에 선물을 받아보는 사람의 기쁨이 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굿인터내셔널에서 진행한 이벤트는
브라이언의 신보를 듣고 감상평을 남기는 이벤트였습니다.
저는 'Andantino'라는 곡을 듣고 댓글을 남겼지요.

"끊임없이 노래하듯 이어지는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그 떨림에 심장이 함께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단티노의 걸음걸이로 마음 속을 파고듭니다.
과거의 먼 곳, 미래의 먼 곳 모두 바라보게 만드는 곡"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 곡을 들었을 때가 그런 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 동안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라는 바보같은 질문에 휩싸여 있었지요.
(인간의 삶은 자신에게 남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통해 세상에 남기고 떠나는 것인데 말입니다.)

다소 비뚤어진 마음으로 플레이를 터치하고 멍하니 선율을 응시했습니다.
듣다보니 언제인지도 모르게 반복되는 리듬에 스스로를 내맡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또 앞을 바라보았죠.
그리고 이마를 탁 쳤습니다.

마음을 닫고 잔뜩 웅크리고 있을 때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이 노래는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브라이언 크레인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만
굿인터내셔널 덕분에 좋은 인연이 되어 새로 좋은 음악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 북클립을 꺼내들었습니다.
음악평론가 이헌석 님의 앨범 리뷰가 실려있습니다.
예술가와 정신병, 둘 사이의 밀접한 관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유명 음악가의 말년은 정신병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학자들 못지 않게 많은 것 같습니다. ^^
음악과 수학은 매우 밀접한 관계인데 그것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브라이언은 정신병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제가 보았던 브라이언 크레인도 고달픈 마음의 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이벤트 당첨 후 관람하게 된 EBS 공감에서 그를 보았는데, 시종일관 밝은 미소만 띄우는 분이었습니다.
자연 속에 살며 자연을 사랑하고 가족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그런 분이라 합니다.
작은 딸을 위해 곡을 지었는데 이에 큰 딸이 시샘하여 큰 딸을 위해 한 곡을 더 선물했다는 이야기에서 브라이언의 가정적인 면모가 더욱 돋보입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

음악적 성공과 화목한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 분은 무슨 복을 타고 나신걸까요? ^^
이 분의 삶은 많은 예술가들이 부러워하는 삶의 형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CD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최근 클래식 음악 위주로 들어서인지 저음과 고음이 조금 과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올린이 이렇게 날카로울 필요가 있을까?'
'피아노가 이렇게 무거울 이유가 있을까?'

CD는 개봉되자 마자 MP3로 리핑될 운명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ㅅ^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앨범은 아이튠즈에서 발표되었고
CD로는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저음과 고음을 과감히 날려버리는 MP3를 대비한 마스터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음악을 듣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CD를 구입하더라도
구입하자마자 MP3로 리핑해버리는 추세이기에, 어찌보면 시대에 맞는 CD인 셈입니다.

※ 서툰 과거의 추억입니다만,
2007년에 '소년의 꿈' 작업을 했을 때에도 MP3를 고려한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저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하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마스터를 만들기 전까지 꾸준히 저렴한 MP3플레이어로 모니터 했습니다.
전철에서, 버스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쇼핑몰에서-
기타 등등 사람들이 이어폰을 꽂고 갈 수 있을만한 곳은 모두 다녀본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추억거리입니다. ^^)
덕분에 그 앨범은 좋은 모니터 환경보다는
다소 저렴한 오디오 환경에서 아름답게 들리는 우스운 결과가 나왔지만요.ㅋ


MP3리핑 후 확인해보니 왠지 제 예상이 적중한 것 같습니다. ^^
MP3가 훨씬 듣기에 편합니다.
(사실 이 문제로 고민하느라 감상평이 늦어졌습니다. ^^;)


♣ 간단히 앨범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해보면,
앞서 이야기한 '나도 모르게 젖어드는 가랑비'의 느낌입니다.

미간에 힘주고 집중해서 들어야하는 음악도 아닌
듣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닌 (중요함)
그렇다고 집안 구석에 두고 꺼내보지도 않을 그런 음악도 아닌

중간 볼륨으로 가볍게 틀어놓고

오늘 있었던 일들
어제 있었던 일들
또 내일 해야할 일들을 생각할 수 있는

매우 균형잡힌 (이것도 중요함)

'일상의 훌륭한 배경음악이자, 함께 데리고 살 수 있는 삶의 OST 같다'는 생각입니다.


♣ 브라이언의 곡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가정의 행복을 추구하는
그의 성품 처럼 젠틀하고 정직하며 순수합니다.
슬퍼서 깊이 가라앉거나, 기뻐서 과도하게 환희하는 법이 없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모두 은은하며 잔잔한 수위를 유지합니다.
그렇기에 듣는 사람에게 말 그대로 '깊고','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자연에서 온 유기농 음악입니다!!!")

한 곡 한 곡 정성들여 감상을 적고 싶지만,
다른 사람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들여 많이 들어본 뒤에
신중하게 해야할 일이기에
다음으로 미뤄봅니다. ^^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브라이언에게
감사한 마음과 부런운 마음을 동시에 느끼며 글을 줄입니다. ^^


♣ 너무 받기만 하는 것 같아 간단한 굿인터내셔널 홍보도 덧붙입니다. ^^

> 굿인터내셔널 홈페이지 http://www.goodco.co.kr
> 굿인터내셔널 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goodc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