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혼자 편지함 정리하다가 하나 둘 꺼내 읽다보니 괜히 코끝이 시큰해져 혼자 찌질하게 질질 짜고 있었다.
아직 다 못 읽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글귀가 있어 옮겨본다.
앞으로도 계속 마음에 남는 말은 이 곳에 옮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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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에 있잖아.. 구름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
스무스하게 움직이는걸 보다가 생각끈이 풀려서 엉뚱하게 치닫다가
다시보면 미묘하게 각도도 틀려져있고.
워낙에 작은 움직임이라서 까딱하면 움직임의 흐름을 놓치지만
분명히 움직였다는거 알수가 있거든. 고요하지만 분명한 외침?
음악이라든지 삶이라든지 그런 방식을 고집해야만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어.
오빠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생각났거든. 주변에서 그누가
닥달을 하고 조르고 답답해하든, 오빠는 자기자신을 내몰지말아줘.
그러지 말아야 해. 페이스를 억지로 높이거나 고민에 빠져서 허우적,
다른 사람의 흐름에 맞출려고 조급해하고 지금까지 해온 경미한 것들을 하찮게 여기면 안돼.
속도는 신경쓰지 말고 방향성만 분명히 해서
시계는 풀어놓고 나침반만 똑바로 보면서 갔으면 좋겠어.
어쩌면 끝날이 올때까지 진행형으로 살아갈것 같은 김문용이잖어.
김문용이랑 전혀 맞지도 않는 척도의 옷을 입혀고 그나이되도록 뭘 이루어놓았냐
따지는 소리에 상처받지마. 다모르는 소리일 뿐이잖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들 생각에만 가득차서 이기적으로 하는 말들 이잖아.
그 누가 뭐라든 i am me, and i am okay.
내가 나의 모습 그대로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걸 기억하고 오빠자신을
북돋아주고 칭찬하도록 해.
언제까지 될지 모르는 모든게 불확실한 상황들이라서 위태로운 느낌을 가져.
나도 그렇고. 그래도 이런 안정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것도 같아.
오빠는 누구나 느낄수는 있지만, 자꾸만 놓치고 지나쳐버리는 것들을
잡아내서 표현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야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이 예민함으로
천천히 끈질기게 끌어모으면서 지금으로부터도 계속 실을 자아놓아야지
나중에 옷으로 완성해서 선보일수 있게 되도록.
갑작 생각났는데, 일전에 본 소설에서 꿈의 옷 이라는 곡이 나왔었다~
멜로디가 전혀 없는데도, 좋은 곡.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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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비해 이룬게 없다며 불평하는 나에게 누군가 써준 편지.
편지를 받을 당시엔 '꿈같은 이야기'라며 그냥 힘내라는 정도의 이야기로 들렸는데, 지금 보니 그건 아니다.
나에게 피와 살이 되는 옳은 이야기들 뿐이다. 실명을 거론할 수 없지만, 정말 고맙다.
(난 참 사랑받으며 살았구나. 헛살지 않았어.)
편지함을 다시 보는 일은 이 시점의 나에겐 무척 중요한 일 같다.
나의 메마른 영혼에 소중한 물과 거름으로 작용하길 빈다.
그리고 편지를 써준 사람의 앞길이 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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