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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

어깨넘어 배우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27.

삼남매 중에 막내인 나는,

둘째인 작은 누님보다야 덜하겠지만

혜택이 풍부한 편은 아니었다. (아 누님들 야유하는 소리 들린다.)


학교에 들어가고 특별한 과외활동 없이도 성적이 우수했던 편이어서 

어머니는 나의 교육에 대한 걱정을 고민거리목록에서 삭제해버리신 듯 하다.

세 번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억지로 시켜봐야 소용없고, 필요하면 자기가 알아서 하게되어있어."라는 속편한 말씀도 많이 하셨다.

전과목 100점의 쾌거를 이룬 나에게 주변 학부모들의 관심이 몰렸는데, 

"문용인 학원 어디다니나요?"란 질문에 쉬크하게 "안다녀요."라고 대답했다며 신나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맞다. 나 자랑 중이다.)


역시나 성적이 우수했던 누님들 덕에 과외활동 대신 나의 내면엔 '어깨넘어 배우기'신공이 자라나고 있었다.

혼자 공부하는 법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

이 방법엔 문제가 있었다. 외골수가 되기 쉽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 타인의 도움이 어색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정말 외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이야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 손으로 일을 맺어야 속이 시원한 건 여전하다.

여튼, 그런 맥락으로 피아노를 독학하게 된 것이고- ^^;

(배울 생각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지나니 이게 고집이 되버리더라; )


내가 하고싶은 말은 


어깨넘어로, 또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되, 

도전하고 시작한 이상 책임지고 '제대로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제대로 못하면, 본인에게 실망도 하거니와 주변의 인정도 받기 힘들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아, 힘든데 대충하지.'라는 얄팍한 유혹에 흔들렸던 시절도 있었다.

자신에게 무척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한 때 이런 생각이 강박관념이 되어 나를 괴롭혔지만, 

애초에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대신, 본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인정하고, 

전문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쓸데없이 고집 피우지는 말자는 이야기다^^;)

함께 사는 세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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