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 방문은 물론, 영화관람이란 고상한 취미를 잊은 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에 쫓겨 여유가 없었다는 것도 이유이지만,
그 만큼 저의 관심을 끄는 '볼 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건축학개론'

이 영화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묘한 예감과 함께 '반드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나타나 저의 찌질한 감성과 향수를 충족시킬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ㅅ^
저의 예상은 물론 적중했구요. (ㅋ)

최근 저의 감정은 무엇이든 핑계를 대서라도 질질 짜고 싶은 상태였나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흐느낌과 오열의 묘한 경계를 오가며 줄타기를 했지요. ^^;

(그래도 공공장소이기에 다행히 오열로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영화가 끝나 조명이 켜지니 빨갛고 부은 눈은 숨길 방법이 없었습니다- ^^;)

영화는 30대 이상 공감 가능한
'사라진 전통문화(?)'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다 어디가써~ 다 어디가써~ 우리의 전통 문화 다 어디가써~)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던 캐릭터들 입니다. ^^
(그나저나 저는 93학번도 아닌데
왜 그들이 친숙하며 그 감성들이 친숙할까요?
저는 정말 옛날 사람인 것일까요?^^)

그 전통문화들을 발견하는 것도 깨알 같은 재미이기에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

(저보다 한참 어린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건축을 전공한 승민에게 돌연 집을 지어달라며 나타난 첫사랑-
영화는 그 집을 짓는 과정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곳곳에 건축의 의미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어떤 집이 가장 아름다울까요?
많은 금액을 들여 지은,
외관이 번지르한 집이 아름다운 것일까요?

수치로 측정 가능한 것이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름다운 집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잠시 건축학에 관심을 기울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 관심은 '가족들을 위해 집을 짓겠다는 꿈'으로 시작한 것 같습니다.
손으로 연습장에 그린 집 그림도 기억이 납니다.

어릴 때 부터 좁을 집을 전전하며 이사가 잦았던지라,
이사하지 않고도 모두 모여 평생 살 수 있는 으리으리한 집을 꿈꿨던 것 같습니다.
마당도 있고 호수도 있는 그런 집 말이지요. ^^
결혼 후 분가할 집도 한 마당 안에 그려 넣었더랍니다. 욕심이 컸지요? ^^

현실 감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어린 아이가 꿈꾸던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줄 으리으리한 집'.
- 그것이 제 마음 속에 지은 첫 번째 집이었습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짓느냐 보다
어떤 사연이 담겨있으며,
또 어떤 사연으로 채울 것인지를 생각하여 지은 집.
그런 집이 아름다운 집 아닐까요?^ㅅ^

음악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곡이나 연주보다는
듣는 이를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담긴 곡, 연주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욕심이나 다른 것들로 이미 가득 찬 연주에 사랑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



p.s.
아- 그나저나 승민의 대학생 시절은 왜이리 저를 닮았을까요! ^^
너무 쉽고 빠르게 흡수되는 캐릭터였기에
감정 이입을 심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여자에게 말도 제대로 못 붙이고
좋아하면서도 말도 못꺼내는
저 답답한 성격의 소유자이자
결정적 순간(?)에
도덕심이 강하게 작용해버리는
찌질이의 표본! ^ㅅ^)m

네, 바로 접니다. (_ _)/~

스스로 용기 없음을 비관하며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떠나보내야 했는지...^^; ㅋ

어쩔 수 없습니다. 저의 선택이었고
이것이 솔직한 저의 모습이니까요. ^ㅅ^)m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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