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

어린 시절의 문화적 충격 - 키메라 'The Lost Opera'

moonyong 2014. 10. 16. 00:00


다섯 살 때 옆집에는
단발머리에 마른 체형인
커피와 담배, 술도 잘 하는
가끔 치마도 바지도 아닌 옷을 입고
남편을 '여보'가 아닌 'OO씨'라고 부르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빠리 여자 스타일의
미술하는 아주머니가
살고 계셨습니다.

그 집에 놀러가면 '카메라'와 발음이 비슷한 '키메라'라고 불리우는 화장이 화려한 가수의 레코드판(LP)을 종종 들을 수 있었는데,
'삐-가-로- 삐-가-로- 삐가로삐가로삐가로삐가로…'하는 인상적인 부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얼마 전 중고 LP샵에서 그 키메라의 레코드판을 발견하여 구매했습니다.
턴테이블에 걸고 들어보니 당시 옆집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앨범은 유명한 오페라 곡들을 논스톱디스코메들리 형식으로 편곡한 것으로
굳이 표현하자면 고속도로 메들리의 상스러운 여흥과 웅장하고 기품 넘치는 오페라 음악이 조화를 이룬 명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한 번 플레이하면 끊기 어려우니 주의하세요^^